뉴한국방송뉴스통신사 신유철기자 기자 | 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재학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故) 김희준 시인의 유고 산문집 《너의 별자리는 옆자리》(도서출판 난다, 264쪽, 1만 6000원)가 나왔다.
이 책은 2020년 첫 출간된 《행성표류기》에서 수정과 보완을 거쳐 김희준 시인의 5주기이자 서른한 번째 생일에 맞춰 재출간 것이다.
김희준 시인(1994~2020)은 경남 통영 출생으로,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재학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2017년 《시인동네》로 등단했으며, 사망 49일 뒤 유고 시집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이 발간됐다.
이어 1주기에 산문집 《행성표류기》가 나왔고, 이번에 《너의 별자리는 옆자리》라는 새 이름으로 독자 앞에 다시 서게 됐다.
또한 2022년에는 그의 이름을 기려 ‘김희준청소년문학상’이 제정되기도 했다.
이번 책은 시인이 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월간 《시인동네》에 연재한 ‘행성표류기’ 열두 편과 미발표 원고 한 편을 묶어낸 산문집이다.
각 장은 별자리와 함께 기록되며, 우주를 표류하는 ‘나’의 시선으로 삶과 죽음, 사랑과 그리움, 인간 존재의 근원을 사유한다.
황도 12궁뿐 아니라 삼각형자리, 컵자리 등 낯선 별자리들을 경유하며, 시적 운율과 편지체의 어법을 넘나드는 글쓰기가 특징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원고의 구성과 표현이 다듬어졌으며, 시인과 교류한 동료·제자들의 목소리가 더해져 기억의 무게를 더욱 선명히 한다.
시인이 남긴 언어 위에 새로운 ‘자리’를 마련하려는 의지가 제목 《너의 별자리는 옆자리》에 담겼다.
발문은 시인 서윤후가 맡았고, 김희준에게서 시를 배운 제자 이미성이 편지를 보탰다.
책 속에는 시인의 내면과 세계관을 보여주는 구절들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도시의 별은 멸종 위기에 처했다. 내가 야광 별을 헤아리다 잠든 세대라고 말해도 좋겠다”(‘시작하는 말’), “누군가가 대신 울어준다는 건 근사하지만 부끄러운 일이야. 나는 지금도 곧잘 울어. 하지만 울지 않은 척하지”(‘우주 미아가 될 당신을 위하여’)와 같은 문장들은, 세상을 떠난 젊은 시인의 목소리를 지금 여기로 불러낸다.
《너의 별자리는 옆자리》는 독자에게 단순한 추모를 넘어, 그와 함께 별을 건너는 여행을 제안한다.
불시착해도 괜찮다는 위로, 옆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자는 초대는, 남은 이들의 삶을 다시 환히 비추는 빛이 된다.
서윤후 시인은 발문에서 “이 책은 내가 희준과 여전히 만나는 곳이자 동시에 희준이 두고 간 이야기와 우정을 나누는 현장이다. 이제는 불현듯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들의 움직임을 희미한 눈으로 지켜보려고 하는 사람이 됐다. 몇 개의 반짝이는 별을 골라 희준의 올리브 동산을 이어 그려보기도 한다. 몇 번이고 다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남겨준 희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어깨 너머로 등을 쓰다듬으며 ‘이 모진 사람, 어진 사람’ 하고 속삭여주는 것 같다.”라고 썼다.
한편, 《너의 별자리는 옆자리》 출간을 기념해 10월 10일 오후 5시 김희준 시인의 제자들과 출판사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출판기념회 및 북토크가 열린다. 시인을 가까이 기억하는 이들이 모여 새로 단장된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다. 시인이 사랑한 별자리의 언어를 함께 되새기며, 김희준이라는 하나의 별을 기억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뉴스출처 : 경상국립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