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서울 속 동네의 숨은 이야기' 책으로 만난다

동대문·해방촌·뚝섬·마포·창동 등 동네를 따라 읽는 서울의 시간과 기억

 

뉴한국방송뉴스통신사 신유철기자 기자 | 서울역사편찬원이 한강 이북의 주요 동네들을 역사학자와 시민과 함께 걸으며 기록한 《서울역사답사기》 제9권 '강북의 역사와 사람들'을 발간했다. 이 책은 역사학자와 시민이 함께 한강 이북의 각 동네가 품고 있는 역사의 흔적들을 답사하면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기억을 저장하고 재생산하는지, 시민의 일상과 역사적 사건이 어떻게 맞닿는지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서울역사편찬원은 2004년부터 매년 시민과 역사학자가 함께하는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제9권은 2024년 서울역사문화답사에서 답사한 7곳의 권역인 동대문·청량리, 해방촌·이태원, 동대문·창신동, 뚝섬한강공원·화양동, 마포, 창동, 인현동 인쇄골목 등지를 교통·산업·여가‧인물‧이주 등을 키워드로 삼아 각 동네의 다양한 역사를 담았다.

 

이번에 소개한 여러 동네 가운데서도 동대문은 ‘교통’과 ‘산업’이라는 키워드가 교차하는 곳이다. 동대문은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관문이었을 뿐만 아니라, ‘전차’라는 근대 교통수단의 시발점이기도 했다. ‘교통의 요충지’로서의 동대문은 청량리와 연결되어 오늘날 서울 동부 지역의 거대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한편 동대문 의류산업의 시작은 6‧25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향을 잃은 피란민들이 인근 미군부대에서 나온 옷감으로 옷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그 배후에는 창신동 봉제공장들이 밤낮없이 재봉틀을 돌렸기에, 오늘날 상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24시간 내에 가능한 의류산업 집적지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해방촌과 이태원은 전쟁과 식민지라는 시대의 아픔 속에서 생겨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태원은 러일전쟁을 전후해 일본군이 용산에 군사기지를 만들면서 원래 마을을 빼앗긴 주민들이 옮겨와 형성했고, 해방촌 역시 일제강점기 말 신사가 있던 터 위에 만들어진 마을이다.

 

광복 이후에도 미군부대가 들어서면서 이들 동네는 오랫동안 발전이 더디었다. 그러나 오늘날 해방촌과 이태원은 세계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이자, 미로 같은 골목길을 간직한 ‘레트로’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서울의 강북 지역은 도시의 원형과 흔적을 품은 ‘기억의 장소’로서, 개발과 변모의 속도가 빨랐던 서울에서 오히려 일상과 역사의 결이 오랫동안 축적된 곳이다. 이번 책은 2024년 한 해 동안 역사학자와 시민이 함께 답사한 내용을 토대로, 각 동네의 형성 과정과 변화상을 하나의 특징으로 포착하여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냈다. 특히 1960년대 이후 급격한 개발 속에서 사라지거나 변형된 흔적들을 동네의 기억과 연결하며, 서울 역사에 접근하는 입문서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서울역사답사기》제9권은 9월 30일 이후 온라인 ‘서울책방’을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이나 서울 시내 공공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도 열람이 가능하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번 답사기를 계기로, “시민들께서 자신이 사는 동네의 역사부터 관심을 기울이고 되새기며, 서울의 시간을 함께 읽고 이어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뉴스출처 : 서울시]